두리의 일상

한국이 싫어서

두리쥬와 2020. 8. 3. 22:30


나는 책 읽는 걸 좋아한다.
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뭘 하고 시간을 보낼까, 하다가 오랜만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. 사실 내가 고른 책은 아니고.. 누가 빌려다 줬다.


OO이 싫어서-

 

장강명 장편소설 '한국이 싫어서'

 


한국이 싫다 라,
왜 싫을까? 어떤 내용일까?

그 처음은 '계나'가 한국을 떠나 호주로 떠나며 시작된다. 계나는 한국살이가 싫다고 했다. 아프리카 초원 다큐멘터리에 보면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혼자 이상한 데 있다가 결국 잡아먹히는 톰슨가젤 같다고 했다.

 

도입부, 계나의 말

 


이것저것 재는 모습이 뭔가 내 모습 같았다. 또 내 주변 친구들의 모습 같았다. 어, 뭐야 이 책? 싶었다.
그 후 2시간 반 정도, 끝까지 단숨에 읽었다.

책을 다 읽은 후에 현실 반영을 되게 잘 해놓은 책이다, 간접경험이 엄청 생생하게 된다- 그래 이게 책 읽는 맛이지! 라는 생각 3분. 그 후에는 뭔지 모르게 공허하고 불안한 마음이 계속 이어졌다. 그리고 이 책은 대학교 4학년, 혹은 취준생에게는 권하지 말아야지 생각했다.


결국 계나가 나에게 하는 말은,
너는 왜 그렇게 사니? 인 것 같았다. 그것 참 유쾌하지 않은 느낌이었다.

 

 

계나도 한국에 있을때 현실에 불만이 많았다. 그렇지만 그 안에서 순응하지 않았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갔다. 하지만 미연이와 은혜는
계나가 호주에 가기 전이나 후나 몇 년이 지나도 똑갵은 레파토리. 회사욕, 시어머니 욕이다. 이들에게 현실을 타파할 용기는 없는 것이다.

하지만 현실을 타파하고, 타인의 시선을 이겨내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삶을 사는 사람이, 그런 2-30대가 얼마나 될까?

계나는 주변 인물을 이해하면서도 안타까워한다. 왜 저런 삶을 살지? 하며. 호주가 좋다고 얘기를 몇 번 던지긴 하지만 이끌어주지는 못한다. 용기를 주지 않는다. 그 이유는 그들의 삶은 그들의 결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.

사실 이런 생각을 하는 내 안에는 부러움이, 슬픔이 있다. 계나에게서 느끼는 부러움,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삶에 대한 부러움. 그렇게 하지 못하는 나에게 느끼는 슬픔.


마치며..

이 책을 통해 시원함을 느끼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사는 사람들일 것 이라고 생각한다. 하지만 조금이라도 나와 같은 감정이나 느낌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괜찮다고, 잘 하고 있다고 얘기해주고 싶다.
우리가 우리의 삶을 타인에게 맡기지 않고, 그들에게 좌우되지 않고 느린 걸음으로 걸어간다면 언젠가 계나 못지않은 행복을 얻을 거라고.